아이고 다리 지고 다리
수성다리 내 다리야
하실(화실) 삼거리라 내 다리야
못내 터목 장개 다리야
한강이라 철교 다리
아이고 내 다리야
▲ 아이고 다리, 내 다리야! 모내기를 하면서 구성지고 서글프게 노래를 하시던 정순식(64)어르신, 이 마을에서는 가장 막내랍니다.
"이야! 우리 어르신, 노래 참말로 잘 하시네요."
"그럼! 나 같이 문자깨나 쓰는 사람이나 하지, 이런 사람들은 모른다니까! 하하하!!!"
"하이고 참말로, 어여 모나 숨과! 여 봐라 넘들 하매 이만큼 왔는데 안즉도(아직도) 거 있잖아!"
"아이고 성님, 내가 이 양반들 왔으니까 웃자고 하는 얘기지."
어르신들끼리 옥신각신하며 말다툼 하는 것도 퍽 정겨웠어요.
"이야! 저 어른 노랫소리가 어째 저리 서글프냐?"
옛 가락을 남달리 좋아하는 남편이 어르신이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가슴이 저리다고 했어요. 노랫소리가 하도 좋아서 한 번 더 들려 달래니까 서슴없이 또 불러주십니다. 손짓으로 추임새까지 넣으며 노래하는 어르신한테 흠뻑 빠져들고 말았어요.
탈곡기
노란꽃과 장독대
방하마을에는 이렇게 다랑논이 많더군요. 산골짜기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마을이라서 그래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이런 풍경을 만나면 어김없이 내려서곤 한답니다.
참 멋스런 마을이지요?
아따, 이 할아버지 입담이 어찌나 재밌던지...^^
자투리 논에다가도 손모를 심습니다.
새참을 머리에 이고 가는 할머니,
오늘은 이 할머니네 논에서 모내기를 한답니다.
새참 옛날에는 많이 먹어봤는데, 무척 맛있지요?
논두렁에 서있는 지게가 그 옛날 우리네 시골살이 할 때 모습이 아련히 떠오르게 합니다.
모판을 천막에다가 담고 끌고 가는 할아버지
옛날에 다리가 퉁퉁 붓는 병을 '수성다리'라고 했대요. 그런데 이 병을 앓는 이가 산나물을 뜯으러 다니면서 불렀다는 노래인데, 노랫말을 살펴 보니 김천 대항면에 있는 마을 이름이 모두 나왔답니다.
꽃이 많이 피고 산나물 열매가 많이 열려 하실(화실, 화곡).
구성면, 영동군 상촌면, 대항면으로 가는 세 갈래 길이 있다 해서 삼거리(삼거).
마을 뒤에 작은 못이 있어 못내.
어떤 이가 직지사를 찾아 도를 닦으러 왔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자 자리 잡고 살았다는 터목. 그리고 장개리.
이 모두 대항면에 있는 마을의 옛 이름인데, 마을마다 있던 다리를 빗대어 '수성다리'를 앓는 이의 아픔, 한이 배어있는 노래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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