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부부 역마살 여행기⑤] 진천 농다리축제, 상여다리건너기
▲ 진천 농다리축제의 꽃 '상여다리건너기' 진천 농다리축제에서 가장 볼만 한 '꺼리' 중에 하나인 '상여다리건너기' 시연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에 담았습니다. 이번 여행은 운이 참 좋았답니다.
“전시관은 나중에 봐도 되니까 빨리 축제장으로 가보세요. 지금 상여다리건너기를 할 겁니다. 1시 반부터 하니까 지금 가시면 될 거예요.”
진천군 농다리 전시관에 들어가자마자 안내하는 분이 곁에 오더니, 전시관은 나중에 보고 얼른 축제장으로 가보란다. ‘상여다리건너기’ 이게 뭐지? 상여를 타고 다리를 건넌다는 얘긴가?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걸음을 옮겨 축제장으로 바삐 갔답니다. 안내원의 말대로 축제장에는 벌써 꽃상여가 와 있고, 하얀 상복을 입은 상여꾼들이 한창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진천 농다리 축제의 꽃 ‘상여다리건너기’
충북 진천에서 농다리 축제를 한다기에 갔어요. 예전에 남편한테 얼핏 들었던 기억이 나요. 그때는 자전거를 타고 다녔기에 구미에서 가자면, 너무 멀어서 계획만 세웠다가 가보지 못했던 축제였답니다. 이번에는 반드시 가보리라 마음먹고 간 여행이었답니다.
▲ 진천 농다리 천 년의 세월을 견디고도 끄떡없는 진천 농다리, 얼핏 보기에는 돌무더기를 쏟아부은 듯하지만, 굉장히 과학적으로 만든 거랍니다.
▲ 진천 농다리 농다리는 사진에서 세 개가 보이지요? 이런 다리가 28개를 이어서 놓았답니다.가운데 있는 장대석으로 연결을 해놓았는데, 여기는 좁기 때문에 건널 때 조심해야 한답니다. 이렇게 서로 교차를 해서 건너야 할 때는 더욱 조심해아지요.
진천군 샘천에는 천 년의 세월을 견디고도 끄떡없는 ‘농다리’가 있답니다. 멀리서 보기에는 마치 돌무더기를 강 한 가운데에 쏟아부어놓은 것처럼 보이는데 가까이에서 보면, 굉장히 과학적으로 만든 것이라고 하네요. 동양철학의 별자리 28수에 따라 다리도 28칸을 만들었답니다. 마치 물고기 비늘처럼 얼기설기 서로 엇갈리게 돌부리를 맞물리도록 놓고 그 위에 큰 장대석을 얹은 것인데, 다리와 다리 사이에 틈새들은 또 작은 돌로 끼워 넣기도 했답니다. 비가 많이 와서 물이 불어나도 다리 사이로 물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도록 했고 또 다리 위로도 넘쳐흐르도록 만들었다는데, 매우 신기하네요. 이 진천 농다리가 바로 천 년 전에 만든 다리라고 합니다. 그동안 일부는 무너지기도 해서 끊임없이 보수작업도 한다고 하네요. 그렇다고 치더라도 그 오랜 세월을 견디어냈다는 게 퍽이나 대견스럽습니다.
▲ 영정이 든 가마 만장깃발을 앞세우고 바로 뒤에 이렇게 작은 가마를 들고 갑니다. 이 작은 가마가 무엇인지 몰라 상여꾼한테 물었더니 망자의 영정을 모신 것이라고 하네요. 서민들은 영정을 손에 들고 가지만, 부잣집에서는 이렇게 영정도 가마에 모시고 간다고 하네요.
▲ 꽃상여 상여를 메고 갈 때는 이렇게 하얀 광목 끈으로 매는데, 이 끈이 조금이라도 느슨하거나 당겨지면 안 되기에 잘 맞춰서 매야합니다. 실제로 이분들도 여러 차례 끈을 다시 고쳐 매고서는 상여를 멨답니다. 상여꾼들이 더운날 엄청 고생을 했답니다.
이 농다리 위로 오늘 상여꾼이 상여를 메고 건너가는 시연을 하는 것이랍니다. 우리는 운도 참 좋지요? 이런 멋진 행사를 제 시간에 맞춰 왔으니까요. 그것도 오늘 이 시연행사를 하는지는 모르고 왔거든요. 이제 막 시연을 하려고 준비가 한창인 상여꾼들을 사진에 담고 있는데, 상여꾼 한 분이 제게 와서 친절하게도 ‘상여다리건너기’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었답니다. 상여를 메고 농다리를 건널 때, 사실은 굉장히 힘들다고 말했어요. 상여의 폭과 농다리의 폭이 거의 같은데, 문제는 다리 가장 위에 있는 돌은 좁기 때문에 자칫 발을 헛디뎌서 물에 빠질 수도 있다는 거예요. 빠지지 않으려면 최대한 다리를 벌려서 앞에 있는 다리를 밟아야하기 때문에 상여가 기우뚱해지기도 해서 그만큼 상여꾼들이 호흡을 잘 맞춰 건너야 한다는 거였어요. 그게 바로 이 ‘상여다리건너기의 백미’라면서...
▲ 친절하게 상여다리건너기 시연을 설명해주시던 상여꾼 이 분은 앞에서 영정을 모신 가마를 든 상여꾼이었어요. 우리가 꼼꼼하게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보고 친절하게도 상여다리건너기 시연에 대하여 이것저것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셨답니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많이 알았습니다.
▲ 진천 농다리축제 [상여다리건너기] 선소리꾼 한 손에 요령을 들고 오늘 이 대군사(?)를 이끌고 저 농다리를 건너는데, 앞장서서 가는 선소리꾼입니다. 소리가 어찌나 구슬프던지...
5월에 햇볕이 이토록 따가울까? 축제 기간(5월27일~29일까지) 중에 ‘상여다리건너기’ 시연을 한 날이 5월28일, 하필이면 33도까지 올라갔다는 바로 그 날이었어요. 상여꾼들은 상여를 멨다가 광목으로 된 끈이 느슨해서 다시 내려놓고는 또 끈을 당겨 다시 묶고를 여러 번 반복하면서 애를 먹습니다. 이 더운 날에 이분들 너무 고생하더군요. 얼굴은 벌써부터 열기 때문에 모두 벌겋게 달아올랐어요.
이윽고 아낙네들이 먼저 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농다리를 건너는 ‘농사철다리건너기’를 시작으로 상여가 나갑니다. 선소리꾼의 딸랑거리는 요령소리와 함께 선창에 맞춰 한 발 한 발 호흡을 맞추며 상여소리가 이어집니다. 그걸 보고 남편은 앞쪽에서 나는 다리를 건너가서 반대편으로 갔답니다. 남편이 있던 자리 둘레에는 이 모습을 찍으려고 미리 와서 자리를 잡고 있는 사진작가들이 매우 많았답니다. 우리 또한 하나라도 놓칠세라 양쪽으로 흩어진 게지요.
▲ 진천 농다리축제 [농사철다리건너기] 상여다리건너기에 앞서 먼저 농사꾼들이 [농사철다리건너기]를 하고 있답니다. 수숫단을 지게에 싣고 가는 이도 있고, 광주리에 싣고 가는 이들도 있네요.
어! 어! 우짜노? 저카다 진짜 빠지겠다.
만장깃발을 든 사람들을 가장 먼저 앞세우고 그 뒤로 작은 가마를 든 두 사람이 따릅니다. 이 작은 가마가 무엇인지를 나중에 물었더니, ‘영정’이라고 하네요. 일반 서민들은 그냥 영정을 손으로 들고 앞서지만, 부잣집에서는 이렇게 영정을 작은 가마에 모시고 가는 거라고 합니다. 그 뒤로 선소리꾼이 요령을 잡고 선창을 하며 가고 꽃상여를 멘 상여꾼들이 열을 맞춰 갑니다. 선소리꾼의 상여 소리는 참으로 구슬프고 서글프기까지 하더군요. 소리꾼들은 목소리도 타고나는 듯싶었어요.
이윽고 농다리 앞에서 다다랐네요. 다리 건너편에서 보는데도 상여꾼들이 아무 탈 없이 잘 건너올 수 있을까? 걱정이 되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다리 가운데쯤 왔을 때, 상여가 비틀하고 기울어지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상여꾼들이 다리를 넓게 뻗으며 내딛는 모습이 그대로 보이네요. 아까 나한테 이야기해준 상여꾼의 말처럼 저 좁은 다리를 건너는 모습이 아슬아슬합니다.
▲ 진천농다리축제 상여다리건너기 상여를 메고 농다리를 건너는 상여꾼들은 호흡을 잘 맞춰서 가야합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발을 헛디뎌서 물에 빠질 수도 있지요. 걸음걸이 폭을 잘 맞춰야하는데, 앞에서 조금이라도 빠르거나 느리거나 하다 보면, 뒤에서 메고 가는 상여꾼들은 애를 먹기도 하지요.
▲ 진천 농다리축제 [상여다리건너기] 중간에 약간 기우뚱 하는 모습은 보였지만, 그래도 아무 탈 없이 모두 농다리를 건너갑니다.
“어! 어! 우짜노? 저카다 진짜 빠지는 거 아니가?”
너무 놀라서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새어나왔어요. 상여가 기우뚱하는 모습에 내 곁에 있던 사람들도 한소리씩 합니다. 그런데 대단합니다. 어느새 상여는 곧추 세워졌고 다시 씩씩하게 건너옵니다. 다리 끝까지 상여꾼 일행이 모두 건너오는 걸 보고야 마음이 놓이네요. 상여꾼들도 안도의 한숨을 내뱉으며 상여를 내려놓습니다. 그러고는 저마다 다리 건널 때 힘들었던 얘기들을 토해냅니다.
“아니, 앞에서 좀 천천히 가야지. 뒤에는 빠질 뻔 했단 말이여.”
“그러게 그래 빨리 가믄 따라가는 사람은 물에 빠진다니까.”
▲ 상여꾼들의 쉼 농다리를 힘겹게 건너온 상여꾼들의 얼굴을 보니, 애를 많이 쓴 흔적이 고스란히 보입니다. 막걸리 한 사발을 마시면서 아까 다리를 건너올 때 힘들었던 일들을 서로 이야기합니다.
▲ 노잣돈 망자를 모시고 가는 상여에다가 관중들이 꽂아준 노잣돈이랍니다. 선소리꾼이 흔들며 선소리를 하던 요령도 보이네요.
이마에는 쉴 새 없이 흐르는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고 모두들 고생한 흔적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미리 준비해둔 막걸리 한 사발로 서로를 격려하며 힘든 과정을 이겨낸 보상을 받는 듯 했어요. 그리고 상여 앞을 보니, 새끼줄에 수북하게 꽂힌 돈이 인상 깊었답니다. 상여를 메고 다리까지 오는 동안 망자가 저승 가는데 노잣돈으로 쓰라고 관중들이 꽂아준 거였답니다. 또 어떤 이들은 상여에 수박도 실어주었다고 하네요.
잠깐 쉬는가 싶더니, 이내 또다시 상여를 멥니다. 이제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갑니다. 그러니까 농다리를 두 번이나 건너는 거랍니다. 이렇게 무거운 상여를 메고 저 좁은 돌다리 위를 또 건너가는 거랍니다.
▲ 진천 농다리축제 [상여다리건너기] 잠깐 쉬면서 땀을 식히더니, 이내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갑니다. 또다시 상여를 메고 갑니다. 이번에는 상여꾼들이 호흡을 더 잘 맞추며 가자고 서로 다독입니다.
“이번에는 앞에서 좀 천천히 가. 자, 또 어여 메자고.”
또다시 농다리 앞에 선 상여꾼들의 소리가 더욱 구슬프고 서글프게 들립니다. 시연으로 하는 것이지만 그 긴장감을 바로 곁에서 봤기에 더 그랬답니다. 실제로 망자를 꽃상여에 모시고 이 다리를 건넌다면, 정말 얼마나 조심조심 건너가야 할까? 자칫 발을 헛디디기라도 해서 물에 빠지기라도 한다면, 망자를 욕보이는 일도 될 터이니 말이에요.
몇 해 앞서부터 계획만 세웠다가 가보지 못 한 진천 농다리축제, 여러 가지 프로그램 중에서도 오늘 이렇게 ‘농사철다리건너기’와 ‘상여다리건너기’를 내 눈 앞에서 본 기쁨이 매우 오랫동안 기억에 남지 싶습니다.
▲ 진천 농다리축제 [상여다리건너기] 상여꾼들 오늘 축제의 꽃 상여다리건너기에 애쓰신 상여꾼들 모습을 담아서 묶어봤습니다. 모두모두 애 많이 쓰셨어요.
▲ 진천 농다리축제 [상여다리건너기] 상여다리건너기를 하는 모습을 한 폭에 모두 담아봤네요.
▲ 진천 농다리축제 [상여다리건너기] 진천 농다리축제의 꽃인 [상여다리건너기]시연 모습을 동영상에 담았습니다. 상여 폭과 다리 폭이 거의 같답니다. 이 농다리를 상여를 멘 상여꾼들이 열을 맞춰서 건너갑니다. 예전에도 그랬겠지요? 물이 불어나면 불어나는 대로 건너야했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상여를 메고 농다리를 건너가는 일이 쉽지않은 일이랍니다. 보폭을 잘 못 맞추거나 상여꾼들끼리 호흡이 맞지 않는다면, 자칫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질 수도 있으니까요.
위 글은 <오마이뉴스>기사글입니다.
<오마이뉴스> 기사 바로보기 ☞ 관중들이 꽂아주고 간 돈, 편히 가시라고
진천 농다리축제 상여다리건너기 사진은 다음 글 꼭지에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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