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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이 쓴 시

임자 잃은 감나무 / 시 - 손현희

by 한빛 (hanbit) 2015.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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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 잃은 감나무 

시 - 한빛/손현희

아침 운동 길에 
모퉁이 돌아서면 
대문 앞을 지키는 
커다란 감나무 하나 있다. 

여러 해 지나도록 
봄이면 노란 감꽃 피고 
가을엔 빨간 홍시 열어 
오가는 사람들 눈을 즐겁게 했지. 

올해 첫머리에 
대문 앞 빈자리를 
새로 난 큰 길이 가로막더니, 
집임자가 딴 데로 이사를 갔나보다. 

언제부터 집 둘레에 
잡풀이 자라더니, 
날이 갈수록 차츰차츰 
집을 차지하고 말았다. 

옳아! 
그러고보니 지난해까지 
가지가 휘도록 열리던 감이 
올해는 몇 개 안 보이더라. 

그랬구나! 
감나무도 제 임자를 잃어버려 
많이 아팠나보다. 
거두어 줄 이 없으니, 
저도 마음을 꾹 닫은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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