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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 잃은 감나무
시 - 한빛/손현희
아침 운동 길에
모퉁이 돌아서면
대문 앞을 지키는
커다란 감나무 하나 있다.
여러 해 지나도록
봄이면 노란 감꽃 피고
가을엔 빨간 홍시 열어
오가는 사람들 눈을 즐겁게 했지.
올해 첫머리에
대문 앞 빈자리를
새로 난 큰 길이 가로막더니,
집임자가 딴 데로 이사를 갔나보다.
언제부터 집 둘레에
잡풀이 자라더니,
날이 갈수록 차츰차츰
집을 차지하고 말았다.
옳아!
그러고보니 지난해까지
가지가 휘도록 열리던 감이
올해는 몇 개 안 보이더라.
그랬구나!
감나무도 제 임자를 잃어버려
많이 아팠나보다.
거두어 줄 이 없으니,
저도 마음을 꾹 닫은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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