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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의 기사와 사는 이야기/나들이길에 만난 풍경

4대강 사업 다 끝나면, 관리하는데 드는 돈은 누가?

by 한빛 (hanbit) 2011.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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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길이 없었는데 새로 생겼네. 한 번 가보자."

"가보자. 옛날에는 저쪽에서 오다가 길이 끊겨서 다시 돌아나갔었잖아."

"맞아요. 그땐 이 길이 없었으니까 지금은 아마도 저 끝까지 나 있겠지?"

"그런데 여기도 공원 만드는 가보네. 저기 나무도 심어놨네."

"이렇게 만드는 것도 좋은데, 나중에 관리하는 것도 큰 일일 텐데 그런 관리는 잘 되려나 모르겠다. 하다못해 저기 흙무더기에도 잡풀이 자라서 잠깐 사이에 온통 뒤덮어놓는데, 사람이나 자주 다니는 곳이면 몰라도 사람이 안 다니면 금세 폐허처럼 돼버리잖아. 그라고 관리하는 것도 다 돈인데, 그런 예산은 어디서 마련하겠나?"




  ▲ 4대강사업과 공원만들기 구미시 옥성면 화훼단지 가는 길에는 이렇게 낙동강을 따라서 갈 수 있어요. 지난날에는 푸른 채소밭이 있는 어귀까지 모두 강물이었지요. 4대강사업으로 강물의 폭은 확 줄어들었고, 대신에 황량한 벌판이 만들어졌어요.



구미시 옥성면 화훼단지에서는 '옥성 억만 송이 국화축제'가 올해로 벌써 네 번째 열린답니다. 우리가 첫 회가 열리던 때에 가서 보고 기사로 소개를 했는데, 어느새 시간이 그렇게 흘렀군요. 오늘과 내일(10월21~22일) 이틀 동안 열립니다. 화훼단지로 가는 길은 낙동강을 따라 갑니다. 구미에서는 어디를 가든지 이 낙동강을 끼고 가는데, 잘 알다시피 요즘은 4대강 사업 때문에 온통 파헤쳐져서 풍경이 영 '꽝'입니다. 이곳도 강줄기 물길을 줄이고 공원처럼 만들려고 하는지 평평하게 흙을 다져놓았어요. 그리고 강물 바로 곁에다가 나무들도 줄지어 심어놨는데, 글쎄요. 나중에 공사가 다 끝나고 나면 어떨는지 몰라도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더군요.


4대강 사업과 자전거 길


우리가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 둘레를 다니면서 이런 풍경을 많이 봐 왔는데, 그때마다 드는 궁금함이 있어요. 강 곁에는 어김없이 공원처럼 꾸며놓던데, 나중에 이 공사가 다 끝나고 나면, 과연 관리가 잘 될까? 하는 생각이에요. 왜냐하면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낙동강 둘레에다가 자전거 길을 꽤 많이 만들어놨지만 몇 해 동안 만들었다가 다시 갈아엎어 사라진 곳이 많이 있지요.




  ▲ 자전거 길(?) 이 자전거 길은 벌써 몇 해 앞서 4대강사업 초기에 만들었던 것이랍니다. 그런데 벌써 이렇게 망가지고 또 무언가 공사를 하고 있네요. 자전거 길이라고 들어섰다가 길이 막혀서 끝내 자전거를 번쩍 들고 지나가야 했답니다. 옆에 찻길은 차들이 하도 쌩쌩 달려서 무서워서 못나가요.


또 정작 잘 만들어 놓은 길도 자전거 타는 이들이 찾아오지도 않고, 길이 벌써 엉망으로 망가진 곳을 꽤 많이 봐왔답니다. 자전거 길도 이런데, 공원으로 만들어지는 곳 또한 사람들이 지나다니지 않는 곳이 태반이고, 나중에 관리는 어떻게 할까? 만들어 놓는 것만이 다가 아니라, 풀도 베어줘야할 거고, 부서지거나 망가진 곳은 다시 고치기도 해야 할 텐데, 또 그런 관리를 하려면, 관리비 또한 적잖이 들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에 들어가는 예산은 확보할 수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 들고요.


실제로 자전거를 타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4대강 사업의 하나로 강 둘레에 자전거 길이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언제 어디에서든지 자전거를 타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출퇴근 할 때 편한 길, 아무 때나 자전거를 타고 나가도 방해받지 않고 다닐 수 있도록 도시 한가운데에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전거를 대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아무리 잘 만들어 놓은 길이라도 한복판에 자동차가 떡하니 막고 있어 내려서 끌거나 들고 지나가야 하는 때가 너무나 많답니다. 이런 곳에 차를 대놓은 것을 보면 참 화가 많이 나지요. 그러나 관청에선는 누구 하나 나와서 단속하는 거 한 번 못 봤답니다. 자전거 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전거를 대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먼저 바뀌어야 하고, 질서를 흐리는 곳이 있다면 그것을 단속하는 관청의 손길도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자전거는 어디로 갈까? 자전거 길을 큰돈 들여서 만들면 뭐합니까? 이렇게 엉뚱한 게 우리 앞길을 가로막고 있답니다. 이곳은 칠곡 동명에 있는 자전거 길인데, 저 반대쪽엔 아예 이런 길도 없어요. 어쩔 수 없이 이길로 가야하는데, 앞을 막고 있답니다. 찻길로 내려서자니, 역주행이고 아, 참말로 난 어디로 가야 하지요? 그리고 여기는 무척이나 길게 만들어놨는데, 조금 가다보면, 엄청나게(?) 높은 턱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내려설 땐 그렇다치더라도 다시 올라가려면 반드시 내려서 끌고 올라서야 하지요. 이곳을 지날때, 수도 없이 타다가 내려서 끌고 가곤 했지요.




  ▲ 승용차! 너 참말로 얄미워! 이 사진은 며칠 앞서 엄지뉴스에도 올렸는대요. 하이고 참말로 얄미워요. 편하고 멋진 자전거 길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자전거를 대하는 사람들의 의식도 바뀌어야해요. 또 잘못된 거라면 바로잡을 수 있도록 단속하는 손길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4대강 사업과 공원 만들기


이 4대강 사업 때문에 가는 곳곳마다 그렇게나 푸르고 풍요로웠던 논과 밭을 하루아침에 온통 하늘을 찌를 듯한 흙무더기로 뒤덮어놓고, 잘 가꾸어졌던 논을 눈 가리고 아웅 하듯이 '농경지리모델링사업'이란 이름으로 파헤쳐놓은 걸 보면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우리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보는 풍경 가운데 3분의2는 이런 모습들 뿐이랍니다.




  ▲ 4대강사업과 공원 만들기 우리가 사는 지역에는 아름다웠던 낙동강이 흐릅니다. 그러나 4대강사업 때문에 강물의 폭은 좁아졌고 대신에 이렇게 공원을 만드는 곳이 많아졌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곳이라는 거예요. 그리고 이 다음에라도 이런 곳을 관리하는데 드는 돈도 만만치않을 텐데, 예산은 마련되어 있나요?



  ▲ 이것이 바로 명박산성! 우리가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보는 풍경 가운데 3분의2는 이런 모습들 뿐 이랍니다. 멀쩡한 길까지 막아놓고 온통 흙더미 뿐이네요.






  ▲ 농경지리모델링 사업이라고요? 오래 앞서부터 반듯하게 잘 가꿔진 풍요로웠던 논과 밭은 어디로 갔나요? 멀쩡한 논밭을 '농경지리모델링'이란 이름으로 저렇게 파헤쳤나요? 암만 생각해도 이건 '눈 가리고 아웅'


처음에 대통령이 자전거 길을 많이 만들겠다고 했을 때만해도 한쪽으로는 참 잘된 일이다 싶었어요. 우리처럼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일이 삶인 사람은 위험한 찻길로 다니는 것보다 따로 마련된 자전거 길이 있다면 그보다 더 편안하고 좋은 일이 어디 있겠어요. 그러나 해가 거듭될수록 그 생각이 달라집니다. 자전거 길은 잘 만들어 놓았지만, 정작 자전거 타는 이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걷는 이조차 없는 곳에 만든 곳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차츰 천덕꾸러기가 되고 다니는 이 없으니 저절로 망가지고 말더군요. 또 뒤늦게 쓸모가 없게 되어버린 걸 알고 많은 예산을 들여서 만든 길도 다시 갈아엎어버린 곳도 여럿 봤답니다.


낙동강 둘레에도 조금 너른 터를 닦았다 싶으면 어김없이 공원을 만들던데, 글쎄요 아직 그런 곳에 즐겨 찾는 이가 없이 황량하고 쓸쓸하게만 보이니 어쩌지요? 공원에다가 나무도 심고, 긴 의자도 가져다 두었지만, 주거지역도 아니고 썰렁한 벌판이라서 지역 주민들조차 차를 타고나 올 수 있는 외딴 곳이 대부분이랍니다.


어쨌거나 자전거 길이든지 공원이든지 계획하고 만들 때부터 큰돈을 들여서 했을 텐데, 정작 찾는 이는 없고 버려진 땅처럼 돼버린 곳, 그렇다고 관리를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일 테니, 앞으로도 돈이 수없이 들어가야 하는 게 아닐까요? 과연 이렇게 만들어 놓은 곳곳마다 이런 관리에 들어가는 예산은 얼마나 마련해 두었을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궁금한 것 하나!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일 년 조금 넘게 남았는데, 이 야심찬(?) 각하의 정권이 끝나고 난 뒤엔 또 어떻게 바뀔지 몹시 궁금합니다. 지금도 이렇듯 황량한 곳이 되어버렸는데, 국민들의 피 같은 돈으로 만들어진 수많은 자전거 길과 공원들이 그땐 또 어떤 대우를 받을는지…. 


▲ 위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기사로 보냈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 바탕글 보기 ☞ 4대강 사업 끝나면 관리는 제대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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