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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의 기사와 사는 이야기/나들이길에 만난 풍경

토끼비리와 고모산성

by 한빛 (hanbit3) 2011.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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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비리? 비리? 그게 뭐야?"

"옛날에 토끼가 다녔던 아주 좁은 벼랑길이래."

"아, 길을 얘기하는 거야? 그런데 왜 '비리'라고 해?"

"나도 처음에 그게 궁금했는데, 벼랑이라는 낱말이 이쪽 말로 그렇다고 하네. 거 왜 있잖아 우리도 어렸을 때 담벼락을 '비림박', '비룸박' 뭐 이렇게 말했잖아. 그것처럼 여기 문경 쪽 사투리로 벼랑길이 '비리', '벼루' 뭐 그렇게 말했던 거라."

"아아! 그렇구나. 난 또 유식하게 한자 붙이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어거지로 한자를 붙인 말인 줄 알았잖아. 하하하! 어쨌거나 옛말을 살려서 그렇게 말하는 것도 참 괜찮네."

 

낯선 이름을 지닌 '토끼비리' 이곳은 경북 문경시 마성면 신현리, 그 옛날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갈 때, 꼭 거쳐 가야하는 옛길이랍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벼랑 위에 난 아주 좁은 길을 말하는 거랍니다. 이곳에 얽힌 옛이야기도 있는데, 그건 바로 고려 때에 왕건이 견훤과 전투를 벌일 때, 절벽과 강물에 길이 막혀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데, 때마침 토끼 한 마리가 아주 좁은 길로 내달리더랍니다. 그래서 토끼 뒤를 따라 길을 찾아 빠져나갔다는 얘기지요. 어떤 이는 남쪽으로 진격하다가 발견한 곳이라고도 하고, 또 어떤 얘기로는 왕건이 견훤에 쫓겨 도망가다가 발견한 길이라고도 하네요.

 

아무튼 그 뒤로 한양에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들, 그리고 상인들도 이 길을 반드시 거쳐 갔다고 하는데, 이름만큼이나 좁고 매우 험한 길이더군요. 실제로 좁은 길을 따라 가다 보니, 옆에는 깎아지른 절벽이고 발아래로는 낭떠러지랍니다. 게다가 길은 매우 좁았어요. 그나마 이곳이 명승 제 31호로 지정된 곳이라서 들머리부터 몇 십 미터는 난간을 따로 만들었더군요. 거기까지는 가는데 크게 힘들지 않았어요. 아래를 내려다봐도 난간 때문에 크게 위험하단 생각을 못했는데, 아뿔싸! 얼마 가지 않아 그 난간마저도 없어진답니다. 길도 더 좁아지고 바윗돌을 밟고 지나가야 하더군요.

 

오마이뉴스 기사 보기(손현희) : 꿀떡고개 막걸리에 침이 '꿀떡'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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