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쪽으로 와요. 이쪽으로 오라니까요 김씨!"
"하하하, 네."
"땀 좀 닦고요. 자, 여기 물 있으니까 물 좀 마셔요."
"어제 병반부터 케이빙컵(?)을 달았는데, 잘 나오고 있습니다."
"아, 그럼 공차만 있으면 되겠네?"
"그렇지 않아도 공차 가지러 나갑니다."
"하하하, 오늘 그 막장은 생산 많이 해서 좋겠네."
"하하하, 그럼요."
"아 참, 마치고 가은집으로 오세요. 같이 한잔합시다."
"하하하, 우리가 거기 끼어도 괜찮을까요?"
"그럼 괜찮지요. 하하하!"
"아, 그럼 가자고요. 하하하!"
어두컴컴한 막장 안, 그 옛날 은성광업소 갱도 안 모습을 그대로 본떠 만들어 놓은 곳, 세 사람이 모여앉아 시커먼 석탄 가루를 뒤집어 쓴 채, 갱도 안에 앉아서 아침에 싸가지고 온 도시락을 먹고 있어요. 제대로 된 밥상도 없고 시커먼 막장 안에서 아무렇게나 둘러앉아 도시락을 먹는 모습이 마네킹인데도 퍽이나 서글퍼 보입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니, 그 옛날 문경에 석탄개발이 한창일 때, 광부들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득하게 들려옵니다.
한산해도 한산해도 어찌 이리 한산할까?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
그 옛날 가은읍의 영화는 어디로 갔을까?
틀림없이 이곳에 광부들이 탁배기 한 사발을 기울이며 하루 일 고된 시름을 떨쳐내며 마무리 하던 '가은집'도 있었을 텐데...
가은집은 어디로 갔을까?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가은역
가은 터미널, 손님이 너무 없다. 그래 손님이라고는 남편과 나 달랑 두 사람 뿐이었다. 그 옛날에는 많은 이들이 오갔을 곳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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