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자두꽃축제
김천시 농소면 봉곡리, 샙띠마을에서 지난 16~17일 이틀 동안 자두꽃축제를 펼쳤답니다.
김천은 예부터 자두가 많이 나는 곳이랍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농소면은 더욱 이름난 곳이지요.
그런데 이런 멋진 고장에서 이번에 새롭게 마련한 잔치가 바로 '자두꽃축제'였답니다.
본디 처음에는 한주 앞서 일정을 잡았지만, 올해 날씨가 하도 요상해서 주인공인 자두꽃이 늦게 피었답니다.
그 바람에 하는 수 없이 한주 뒤로 미루게 된 것이지요.
우리도 처음엔 무척 당황스러웠답니다. 미리 계획을 세워두었던 터라 집을 나서기 전에 혹시나 하여 다시 살펴봤더니 축제가 미뤄졌더군요.
그래도 꽃도 피지 않은 꽃잔치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에 힘든 결정이었겠지만 매우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더구나 우리는 구미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가야하기에 자칫 헛걸음을 하면 얼마나 허무할까요? 그래서 김천시에서 미뤄준 걸 무척이나 고맙게 여긴답니다.
자두꽃 화사하게 핀 꽃그늘 아래, 자전거를 타고 갑니다. 꽃향기에 취하고 맘껏 봄날을 느낄 수 있어 무척이나 행복한 하루였답니다.
사실 저도 샙띠마을에 가기 전에는 자두꽃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답니다. 아니, 꽃은 봄철이면 늘 봐 왔는데, 그 꽃이 정작 자두꽃인 줄 몰랐던 게지요.
이번 나들이에서 확실히 알았답니다. 새하얗고 앙증맞은 꽃망울이 별처럼 촘촘하게 박힌 예쁜 꽃!
바로 그 꽃이 자두꽃이었다는 걸 알고 많이 놀랐지요.
샙띠마을에는 지금 한창 따스한 봄날에 온통 새하얗게 눈이라도 내린 것처럼 곱고 화사한 자두꽃 천지랍니다.
꽃냄새도 무척이나 상쾌하지요.
'이화만리'
자두꽃 냄새가 만리를 간다고 할 만큼 향기가 진하더군요.
이렇게 예쁜 꽃도 구경하고 여러 가지 체험거리들을 보면서 첫 행사였지만 참으로 알차게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샙띠마을에는 자두꽃 말고도 또 하나 매우 멋진 볼거리가 있답니다.
그건 바로 '왜가리'예요. 김천시의 새이기도 한 왜가리가 샙띠마을에 터를 잡고 오랜 세월 동안 살아왔답니다.
마을에서 만난 어르신 얘기를 들어보니, 이 마을로 시집 오신 지가 50년이 넘었는데, 그 전부터 왜가리가 살고 있었다고 하니 무척 오래 되었지요?
샙띠마을이란 이름도 바로 이 왜가리들이 많아서 샙띠, 새티, 샙디 이렇게 붙여졌다고 합니다.
마을 들머리에 들어서면, 어렵지않게 왜가리를 만날 수 있어요. 워낙 수가 많기도 하지만, 이 녀석들 우짖는 소리가 멀리서도 들리더군요.
때때로 왜가리 때문에 시끄럽기도 하고 비라도 내리는 날이면, 비린내가 매우 많이 난다고 하시더군요.
그렇지만 오랫동안 새들과 함께 살아오면서 한 식구처럼 여겨지기에 그만한 불편함은 아무렇지 않다고 하셨어요.
또 예부터 '백로가 많이 찾아들면 마을이 흥하고 적게 오면 쇠한다'고 했답니다. 그러니 이 마을에서는 이 왜가리들이 얼마나 멋진 보배이겠어요.
마을 이야기와 왜가리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도록 집안까지 데려가주신 이종열(77) 어르신(오른쪽)과 포항에서 올라오셨다는 시누이
이번 샙띠마을 나들이에서 참으로 살갑게 맞이해주신 어르신 덕분에 매우 가까운 곳에서 왜가리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답니다.
사진을 찍는 우리를 보고 집안까지 데리고 가셔서 뒤뜰을 통째로(?) 내어주셨답니다.
그 덕에 황홀할 만큼 아름다운 왜가리들의 몸짓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지요.
게다가 집을 나설 때엔, 손수 길러내신 달걀과 꿩알까지 선물로 주셨답니다. 무척 고맙고 살가운 정이 느껴졌답니다.
"어무이, 참말로 고맙습니다. 이 다음에 자두가 열리는 5~6월에 다시 한 번 꼭 찾아갈게요."
▼ 이제 샙띠마을 왜가리를 구경해보세요.
샙띠마을 자두꽃축제와 왜가리 이야기를 두 꼭지로 엮어 오마이뉴스에 기사로도 보냈습니다.
기사도 한 번 읽어봐주세요.^^
☞ 이게 바로 자두꽃이었구나! - 오마이뉴스
☞ "시끄럽고 비린내나지만, 식구잖여"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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