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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의 기사와 사는 이야기/나들이길에 만난 풍경

<오마이뉴스> 해질녘 순천만, 황홀함에 빠지다 [순천 가볼만한곳]

by 한빛 (hanbit3) 2015.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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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천만 풍경 순천만에는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 왔어요. 이 풍경을 찍으려면, 들머리에서 3km쯤 되는 산길을 따라 용산전망대까지 올라가야합니다. 지난번엔 아직 날이 더워서 올라가지 못했지요.

 

멀어도 너무 먼 순천시, 네 번째 도전!

 

전남 순천시에는 볼거리가 꽤나 많은 곳이었어요. 구미에서 순천까지 가려면, 꽤나 먼 거리랍니다. 버스를 타고 가려면 구미에서 바로 가는 차편이 없어요. 대구까지 가서 갈아타고 순천까지 가야합니다. 그렇게 순천에 닿으려면 적어도 세 시간은 걸리지요.

 

그러다보니, 순천에 한 번 가려면, 큰맘을 먹어야 갈 수 있지요. 더구나 지난해까지는 밤낮으로 두 가지 일을 하다 보니 어지간해서는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우리 부부는 쉬는 날 하루를 잡아서 버스를 타고 두 번이나 순천에 다녀왔지요. 한 번은 조선시대의 초가집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낙안읍성>, 또 한 번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우리네 삶과 동네풍경을 볼 수 있는 <순천 드라마촬영장>에 다녀왔답니다.



▲ 순천 낙안읍성 조선시대 옛풍경을 고스란히 보존되고 있는 민속마을이지요. 지난 2014년11월에 다녀왔지요. 아주 멋진 풍경을 안고 있어 마을 구석구석을 다니며 꽤 오랫동안 머물다가 캄캄해져서야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 순천 드라마촬영장 이곳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우리네 삶과 생활상을 볼 수 있는 드라마촬영장이지요. 지난 2014년6월에 다녀왔는데, 그때도 참 좋은 볼거리를 보고 와서 매우 뿌듯했지요. 순천은 생각보다 볼거리가 무척 많은 곳이었어요.


 

볼거리가 매우 많은 도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때는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서 내려가면 딱 한 가지 볼거리만 보고 곧바로 구미로 버스 두 번씩 갈아타고 올라와야했어요. 그렇게 순천여행을 하다 보니, 가보고 싶은 곳은 많고, 시간은 늘 쫓기고 아쉬움이 많았지요.

 

올해 들어서 벌써 순천에 두 번이나 다녀왔답니다. 지난해보다 올해는 그래도 시간이 있고 돌아오는 시간에도 그다지 쫓기지 않기 때문에 조금은 느긋하게 돌아볼 수 있었지요. 지난 9월에 순천만정원과 순천만을 이틀에 걸쳐 둘러보고 왔답니다. 그런데도 순천만에서 제대로 못 본 게 있어서 마음으로만 품고 있다가 며칠 앞서(1027) 다시 갔어요. 그건 바로 순천만 노을을 찍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이번에는 꼭 찍으리라!’

 

순천만 노을을 찍으려면, 들머리에서도 3km쯤 되는 용산 전망대까지 올라가야합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 노을 사진을 못 찍은 건 날이 아직 더워서 산에 올라가기가 엄두가 나지 않았답니다. , 벌써 순천이 네 번째인데 이번에는 반드시 멋진 순천만노을을 찍고 가야겠지요?

 


▲ 순천만 갈대 순천만에는 평일인데도 찾아오는 이들이 많았어요. 사진 찍기에는 매우 힘들지만, 그만큼 참 좋은 곳이지요. 갈대꽃이 한창 피어나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때인 듯합니다.


▲ 순천만 풍경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갈대에 부딪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드네요.


지난번에 왔을 때는 갈대꽃이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때라서 활짝 피었을 때보다 조금은 덜 화려한 풍경이었지요. 이번에는 아주 제대로 피었네요. 정말 멋지고 아름다워요. 게다가 드넓은 순천만 곳곳에 데크를 놓아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따라서 걸어가며 손에 잡히는 갈대꽃이 흐드러지게 핀 것을 보니 얼마나 기분 좋고 아름다운지 모른답니다.

 

드디어 1.8km 올라가면 된다는 용산전망대 가는 길, 그동안 운동도 제대로 못해서 산에 올라가기가 조금은 버거웠지만, 이때가 아니면 영영 볼 수 없을 거 같아 씩씩하게 올라갔지요. 땀도 나고 오르막에서는 걸음이 무겁기도 했지만, 순천만을 내려다보는 풍경을 생각하며 잘도 올라갔지요. 전망대까지 가는 길에도 곳곳이 사진 찍기 좋은 곳이 많더군요. 우리 말고도 전망대에 오르는 이들이 많았어요. 평일인데도 무척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것을 보면, 참 좋은 곳이긴 한 가 봅니다.

 


▲ 순천만 갈대와 하늘 하늘과 어우러져 가을빛이 더욱 짙은 순천만이에요. 예쁜 아가씨가 한쪽 곁에 있어 더욱 아름다운 풍경...


사진 찍기도 좋지만, 남들도 좀 생각합시다


드디어 용산전망대에 다다랐어요. 탁 트인 풍경을 기대하며 올라왔던 것이라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답니다. 그런데 꼭대기에는 벌써부터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로 가득차있었어요. 또 사진동호회에서 나왔는지 저마다 삼각대를 펼쳐놓고 사진 찍기 좋은 곳에는 발도 들일 수도 없더군요. 그리고 다른 일반인들은 모두 그 뒤에 멀찍이 서서 사진을 찍고 있었어요.

 

아니, 이래가지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겠나?”

그래도 찍고 가야지, 저쪽에는 자리가 있네.”

 

우리도 사진을 즐겨 찍고, 공연사진도 맡아서 찍는 사람이기에 사진 찍는 이들한테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삼각대와 삼각대 사이에 조심스럽게 들어가서 사진을 찍었어요.

 

여봐요! 거 그 옆에도 사진 찍고 있거든요?”

 

내 곁에 있던 중년 사내 하나가 자기 사진 찍는 걸 방해한다고 나를 나무라네요. 얼른 미안하다고 하고 돌아섰는데, 글쎄 한 사람이 삼각대를 넓게 두 개씩이나 펴놓고 다른 한쪽에는 사진기만 걸어놓고 찍고 있었나봐요.


▲ 용산 전망대에서 본 순천만 이렇게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순천만 풍경을 찍으러 산길을 따라 올라왔는데, 이 사진 한 장 찍고 핀잔 들었네요.


▲ 순천만 용산 전망대 순천만이 내려다보이는 용산전망대에 오르니, 사진 동호회에서 나왔는지 삼각대까지 펼쳐놓고 사진을 찍는 한 무리가 있었어요. 좋은 자리는 이미 이들이 다 차지했고, 그 틈에 들어가 사진을 찍으려다가 핀잔만 들었어요. 이궁... 사진 찍기도 좋지만 다른 이들도 조금은 생각할 줄 알았으면 좋겠네요. 


돌아 나오기는 했지만, 기분이 몹시 상하더군요. 아니, 자기들이 이 전망대를 전세낸 것도 아니고, 그 많은 사람들이 하나 같이 삼각대를 모두 펼쳐놓고 찍고 있으면 다른 이들은 어떻게 하라고……. 누구나 할 것 없이 전망대에서 사진 몇 컷 찍겠다고 산길을 올라왔는데, 좀 너무한다 싶더군요. 사진동호회나 이른바 출사다니는 이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성능 좋은 큰 사진기 들고 찍으니 일반인들은 그것만으로도 기에 눌려 뒤로 물러나야할 터인데, 그래도 틈이 나서 곁에 다가갔다가 애꿎게 핀잔만 듣고 나와야하니 참 씁쓸하더군요. 좋은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조금은 남들을 생각할 줄 알면 좋겠군요.

 

사진 찍다가 핀잔 듣고 기분도 상한데다가 더 기다려봐야 해가 넘어갈 때까지 작은 틈도 없겠다 싶어 그만 돌아서 내려옵니다. 순천만 노을 사진 찍겠다고 큰맘 먹고 예까지 왔지만 여의치 않네요. 돌아서 내려오는 길은 매우 멀더군요. 올라갈 때는 사진 찍겠다는 생각에 그다지 몰랐는데, 터덜터덜 돌아가는 길은 왜 그리 멀게 느껴지는지…….


▲ 해질녘 순천만 용산 전망대에서 상한 기분 달래며 다시 내려왔는데, 우리 발길을 사로잡는 해넘이 풍경이 눈앞에 펼쳐집니다.게다가 새 한 마리가 사진기에 딱 걸렸어요. 


꿩 대신 닭!

 

전망대에서 내려와 다시 들머리 쪽으로 가는데 어느새 해가 자꾸만 내려앉고 있어요. 봉곳이 솟은 산봉우리와 차츰 가까워지는데, ! 그 풍경 또한 아주 멋스럽네요. 그래 전망대에서 보는 것만 순천만이냐? 여기서도 얼마든지 좋은 사진 찍을 수 있지. 하하하, 그랬어요. 해가 꼴깍 하고 봉우리 뒤쪽으로 넘어갈 때까지 30분도 넘게 한자리에 꼼짝 않고 서서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답니다.

 


▲ 순천만 갈대와 해넘이 해가 서산으로 넘어갈 무렵, 순천만 갈대에 비친 햇빛이 금빛이에요. 황홀하리만큼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넘어가는 해의 금빛이 흐드러지게 핀 갈대꽃을 역광으로 물들이는데 정말 황홀했어요. 꽃잎사귀 하나하나 사이로 비치는 금빛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라요. 한 무리 새들도 금빛 햇살을 받으며 날아갑니다. 무슨 새인지는 모르겠어요. 순천만에 겨울이 오면 흑두루미가 찾아온다는데, 아직은 그 시기가 아닌 것 같고, 황새인지 왜가리인지 해넘이와 함께 날아가는 모습이 사진기 뷰파인더로 보입니다. 셔터를 누르면서도 가슴이 벅차올랐지요.

 

해가 넘어가고도 한참동안 서서 바라봤어요.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제대로 찍지 못했어도, ‘꿩 대신 닭이라고 했나요? 아니요. 그렇게 견주면 너무나 미안하리만큼 아름다웠답니다. 다시 생각해도 순천만 풍경은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황홀한 풍경을 뒤로하고 순천만을 빠져나오는데 매우 뿌듯하고 기분이 좋네요.

 

자, 그럼 끝으로 이날 찍은 해질녘 순천만 풍경을 함께 감상해볼까요?


▲ 생명의 땅 순천만, 천학의 도시 순천만


▲ 순천만 갈대와 해넘이 금빛 물결이 아름다워요. 순천만 갈대는 해질녘에 보는 게 더욱 아름답네요.


▲ 해질녘 순천만 아름답지요. 금빛 비치는 하늘을 훨훨 날아가는 새들~


▲ 순천만과 해넘이 해가 넘어갈 무렵, 새들도 금빛 빛줄기를 받으며 날아갑니다.


▲ 순천만에 해가 넘어간다 한 30분쯤 우리를 그토록 황홀하게 만들었던 해가 이제 넘어갑니다. 저 산 뒤로 꼴깍 넘어가는데 정말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더군요.

 

※ 이글은 오마이뉴스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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