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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의 기사와 사는 이야기/나들이길에 만난 풍경

시골마을 손두부 만드는 날! [상주시 외서면 예의2리]

by 한빛 (hanbit) 2013.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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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앞서, 상주시 외서면 예의2리,

아주 멋진 시골마을에 나들이를 다녀왔답니다.

회사 동료의 고향집인데요.

상주 하면, 곶감이 이름나있지요.

바로 이 댁에서 곶감농장을 한답니다.

곶감농장 촬영도 하고, 우리가 가장 좋아하는 시골마을 풍경을 사진으로 담으려고 갔지요.


때마침, 이 댁에 멀리 떨어져 있던 자식들이 모두 내려왔답니다.

시골집에서 한바탕 잔치가 벌어졌더군요.

조용하던 시골마을이 갑자기 시끌벅적해졌어요.

게다가 우리는 낯선 손님으로 찾아간 곳이었는데,

어머나 집에 닿자마자 아주 귀한 풍경을 만납니다.

바로 이 댁 어머님께서 며느리와 딸들, 그리고 시누이까지 함께 모여서 손두부를 만들고 있었답니다.

이렇게 소중한 행운이 또 있을까요?

늘 두부를 먹기만했지, 손수 만드는 건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지요.

얼마나 반갑든지... 연신 사진기 셔터를 눌러댔답니다.

같이 구경 한 번 해보실까요?

하하하



이 댁의 어머님, 아버님이랍니다.

무척 푸근하고 인자하게 보이지요?

실제로 낯선 손님을 얼마나 반갑게 맞아주시든지...

이것저것 꺼내와서 먹으라고 건네주시는데, 퍽이나 살갑고 정겨웠답니다.



큰 가마솥에다가 물을 붓고 끓이더니, 콩을 갈아서 이렇게 물에 넣고 다시 끓입니다.



가마솥 불때기...

가마솥 걸고 불때는 풍경도 정말 오랜만에 봤답니다.

어릴 땐, 저도 불때서 밥해먹곤 했는데,

연기가 어찌나 매운지 눈물 닦으면서 코도 훌쩍거리면서 불을 땠던 기억이 납니다.


이날도 모두 두부를 만들면서 맵다고 눈물 닦던 모습들이 눈에 선하네요.

"아이고 매그러워라~!" 말투도 어찌나 정겹던지...^^



콩물이 끓으면, 이렇게 흰 천에다가 다시 퍼서 담더군요.


그리고는 이렇게 뽀얀 국물을 꾹꾹 짜냅니다.

한참 동안 큰 주걱으로 매매 짜더군요.




한소끔 끓인 콩국물을 다시 흰 천주머니에 담습니다.

이제 국물을 짜내면 됩니다.


국물을 다 짜내고 나면 이렇게 건더기만 남지요. 요건 바로 콩비지랍니다.

추울 때, 이 비지로 찌개를 해먹으면 아주 구수하고 맛나지요.

비지를 빼내고 나온 콩물은 다시 솥에 넣어서 끓여주더군요.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어요. 한 10분쯤 끓였을라나?



이렇게 비지만 남기고 짜낸 국물을 다시 솥에 붓고 끓입니다.


그리고 한소끔 더 끓이다가 간수를 넣는답니다.

저는 이날 처음으로 간수를 봤는대요. 무슨 돌덩이처럼 생겼더군요.

살짝 맛을 봤는데, 조미료 맛이 약간 나는 것 같기도 했어요.



간수를 넣고 다 녹인 다음에, 몇 번 휘휘 저어주니까 콩물이 뭉글뭉글해지면서 서로 엉겨붙더군요.

그때, 그걸 다시 네모난 틀로 된 바구니에 흰 천을 깔고 담아줍니다.



그리고 이렇게 국물이 빠져내릴 수 있도록 실겅을 놓고 두부위에다가 넓은 판자를 대고 꾹꾹 눌러서 형태를 잡아주더군요.

콩국물은 밑으로 빠지고 네모난 틀 안에는 이제 우리가 먹는 두부 모양이 만들어진답니다.


자, 완성된 두부랍니다. 어떠세요? 먹음직스럽지요?


이 댁 따님이 가장 먼저 갓 만들어진 손두부 한쪽 귀퉁이를 떼어내어 맛을 보는데, 저도 조금 얻어먹었어요.

와우~! 맛이 예술입니다. 

정말 고소하고 따끈따끈한 게 진짜 맛있더군요.


금방 만든 손두부와 아침에 빚었다는 가래떡까지 한 상 가득 차렸어요.

먹음직스럽지요? 아~ 막걸리 생각이 간절하더군요.

시골이라서 미리 사놓지 않으면 없답니다.

대신에 소주 한 잔 했답니다.

그 앞날 아들 사위, 딸들이 모두 함께 모여서 막걸리는 다 먹었다고 하더군요. 하하하

부러워라~ 식구들끼리 저렇게 한데 모여서 시끌벅적 잔치를 벌이는 걸 보니 정감이 넘치고 참 좋더군요.



요건 순두부인데요.

바로 저 위에서 네모난 틀에 담을 때, 미리 떠놓은 거랍니다.

순두부에다가 조선간장으로 만든 양념장을 얹어서 먹는데, 정말 맛있더군요.



우리가 참 좋아하는 시골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마을에 초대되어 갔다가 이렇게 손두부를 손수 만드는 풍경을 봤답니다.

금방 만든 두부를 바로 먹을 수 있는 소중한 행운까지 덤으로~~

살갑게 대해주신 이 댁 식구들한테 무척이나 고마운 하루였답니다.

나중에 이 댁 이야기 2탄도 올리겠습니다. ^^


위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실린 기사글이랍니다. 오마이뉴스 기사 보러 가기 ☞ 시골마을 손두부 만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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