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원동매화축제. 대실망
이건 정말 아니잖아요!
내일부터 모레까지(21일~22일)
양산 원동마을에서 매화축제가 열린다고 하더군요.
우리 부부는 축제 날 가면 사람이 많아서 제대로 사진도 찍지도 못할 것 같으니까
하루 먼저 가보자! 했어요.
그렇게 오늘 잠도 줄여서 일찍 일어나서 양산으로 갔어요.
원동마을에 가까워지니 정말 곳곳에 매화가 한창 피기 시작하더군요.
꽃이 핀 마을들이 무척 예뻤어요.
차를 타고 가기에 지나오면서 마을이 예뻤어도 사진도 몇 장 못찍고 마을안에 들어가서 찍으면 되겠지! 했지요.
그러나 그건 정말 잘못된 생각이었어요.
막상 행사장인 원동역 둘레에 들어가니, 벌써부터 빽빽하게 가득 차 있는 차들을 보니, 아찔하더군요.
그리고 둘레에 차를 대놓을 수 있는 곳이 없었어요.
행사 앞날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둘레에 주차요원 하나 없고, 안내해주는 이 하나 없더군요.
그래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었어요. 우리가 행사 하루 앞당겨 왔으니까요.
그런데 차를 댈 곳을 찾다가 도저히 못찾고 찻길을 따라 올라갔어요.
이곳에는 원동마을 원동역 곁으로 매화가 가득 피어 가장 보기에 좋은 곳이라고 하네요. 게다가 낙동강을 따라 이어진 길가에 가득 피었다고 해요.
위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면서라도 사진을 찍으려고 그 길에 들어선 거예요.
아뿔싸! 잘못 들어왔어요.
왕복2차로인 찻길인데,
차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있고, 한발짝도 꼼짝않고 서있는 거였어요.
무엇때문인지도 모르겠고,
사고가 난 것 같아 보이진 않고,
아무튼 그렇게 움직이지 않고 한 30분 동안은 서 있었어요.
그 동안에도 순찰차도 보이지 않고, 안전요원도 없었고요. 안내하는 이도 단 한 사람도 보이지않았어요.
이렇게 줄이 끝없이 이어져있다면, 어떻게든지 차례를 정해줘서라도 뚫어줘야할 텐데...
기다리다못해 원동파출소에라도 전화를 하려고 하는 순간,
반대쪽 차선에서 차들이 움직이는 게 보입니다.
다행이다. 곧 풀리겠지! 하고 또 기다렸어요.
그러나 반대 차선은 한참 동안 계속 지나갈 수 있는데, 이쪽은 아직도 꼼짝을 않는 거였어요.
그렇게 또 한 십 분을 더 기다려서 갈 수 있었는데,
정말 화가 나더군요.
바로 전망이 좋은 곳 그 꼭대기에는 찻길을 막고 장사꾼들이 빼곡히 들어서있고요. 또 한쪽 차선에는 주차장으로 쓰고 있었어요.
세상에나~! 이게 말이 됩니까?
그러니 한쪽은 겨우 뚫렸어도 다른 한쪽은 갈 수가 없는 거였어요.
한 쪽 차선만 움직이는 데다가 꽃을 보러 와서 주차를 해놓고 내려서 구경하고 오는 사람들과 한데 뒤엉켜 정말 엉망이었어요.
끝내 기다리다 못해서 한쪽 차선으로 가까스로 빠져나오는데,
저쪽 차선에 있던 운전자들은 욕에 욕을 해댑니다.
화가 많이 나더군요.
그런데 이건 정말 운전하는 이들의 잘못은 아니었으니까요.
아니, 도대체 이렇게 해놓고 어떻게 축제를 한다는 건지...
올 해로 벌써 9회째라고 하는데, 지금까지 어떻게 해왔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또 정작 축제 날인 내일과 모레는 어떻게 할 건지...
축제 기간이 아닌데도 이렇게 엉망인데,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어요.
끝내 우린 매화 옆에서 사진 한 장 못찍고 그대로 그 길을 따라 구미로 돌아왔답니다.
오고 가고 통행비만 2만7천 원 들였어요. 참 속상하더군요.
우리 나라에 있는 여러 축제들을 즐겨 찾아다니는 우리,
참 많은 곳을 다녀봤지만, 정말 이렇게 아무 준비 없이 축제를 하는 곳은 처음 봅니다.
모르긴 몰라도 행사날인 내일은 오늘보다 훨씬 더 많은 손님들이 찾아올 텐데, 그 모습이 훤히 그려집니다.
사진은 모두 차 안에서 찍은 거랍니다.
마지막 한 장은 돌아오던 길에 길가에 핀 꽃을 찍은 딱 한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