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리스트 김세황 씨와 협연한 이 무치치 공연을 구미에서 보다
이 무치치 공연 팜플렛
지난 6월20일, 수요일이었어요.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아주 남다른 공연이 열렸답니다.
VIP석 티켓 값이 무려 6만원,
R석 5만원, S석 4만원, A석3만원
우리 부부가 함께 나가서 가르치고 있는 [모놀 밴드] 식구들과 함께 이 공연을 보게 되었어요.
이 비싼 티켓 값 때문에 공연을 보러 가기가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모놀밴드 식구들 가운데 후원해주신 분이 있어서 멋진 공연을 볼 수 있어 무척이나 고마웠답니다.
잠깐 이 무치치 연주단을 소개하자면,
이탈리아의 실내악단으로 악단이 생긴지 무려 60주년이 된다고 하네요.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챔발로...
이런 악기로 구성된 실내악단인데,
‘이 무지치 (I MUSICI)’는 이탈리아어로 ‘음악가들’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이탈리아의 명문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을 졸업한 12명의 음악인들로 1952년에 창단되었다네요.
연주자 구성은 바이올리니스트 6명, 비올라리스트 2명, 첼리스트 2명, 콘트라베이스와 챔발로 주자 각각 1명씩이고,
지휘자를 따로 두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첫 등장부터 그 모습이 무척이나 멋졌답니다.
공연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답니다.
금오윈드오케스트라 지휘자 권동출 선생과 사모님, 금오윈드 식구들 여럿,
그리고 우리 77밴드에 이대기 씨까지...
모두 문화를 즐기는 그 마음을 엿볼 수 있어 참 좋더군요.
이탈리아 사람들을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영화에서 자주 봤던 그런 모습들이더군요.
올해 은퇴를 앞두고 있다는 바이올리니스트인 노신사 부터 연미복을 입은 모습부터 모두가 참 멋지고 아름답더군요.
특히 지금 현재 이 악단의 리더를 맡고 있는 안토니오 안셀미 씨는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젊게 보였답니다.
바이올린 솔로를 연주하는데, 그 카리스마가 대단하더군요.
우리가 가장 보고싶었던 분이 한 분 있는데,
바로 기타리스트 김세황 씨였답니다.
빠른 연주(속주)로 이름난 김세황 씨의 기타 연주를 눈앞에서 본다고 하니, 모두들 설레는 마음이었답니다.
클래식과 록의 만남이라...
과연 어떻게 어울릴 지 몹시 궁금했어요.
특히,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할 때엔 참으로 놀랍더군요.
처음엔 왠지 어울리지 않는단 생각이 들었는데,
시간이 갈 수록 묘하게 잘 어울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과연, 빠른 손놀림과, 다양한 이펙트 효과가 어우러진 기타 연주, 곡이 끝날 때까지 거듭 숨을 죽이며 봤답니다.
요즘 일렉기타를 열심히 배우고 계신 단장님 사모님
단장님과 사모님, 두 분 좀 붙어 서시지! 하하하
이날, 급하게 사진을 찍느라고 흔들렸어요. 저런.......
두 드러머 님들이십니다.
청음이 대단한 학생까지...
그러고 보니, 드러머만 셋이네요.
키보디스트, 이 분도 참 놀랍답니다. 악기를 한 번도 만져본 적도 없는 분이
올겐 연주를 하시는데, 그야말로 노력파랍니다.
수없이 반복되는 연습에 또 연습으로 멋들어진 연주를 하지요.
연주곡 가운데엔,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아리랑]을 이분들이 연주하는데,
가슴이 벅차오르더군요.
본 공연도 좋았지만, 앵콜곡을 꽤나 많이 준비했더군요.
연주를 마치고 악기를 모두 들고 무대 밖으로 나갔다가 이내 나와서 거듭 연주를 하고...
그러기를 몇 번이나 했답니다.
앵콜곡 가운데에 가장 기억에 남는 곡이 바로 [고향의 봄]이었답니다.
실내악단에 잘 맞도록 편곡되어 듣는 순간, 감동이 밀려오더군요.
"아, 고향의 봄을 저렇게도 연주할 수 있구나!"
나도 모르게 가슴 저 밑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오더니, 이내 눈 가에 이슬이 맺히더군요.
그런데, 하나 더 덧붙이자면,
아무래도 우리 나라 사람들의 정서를 표현하기에는 조금 모자라지 않았나 싶어요.
예를 들자면,
이웃 할머니가 아리랑을 부른다고 하면,
그저 흥얼거리듯이 아리~랑~ 하고 첫 마디만 불러도 울컥 치밀어오르는 그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건 바로 우리 나라 사람만 느낄 수 있는 '한' 이고 '서러움' 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답니다.
그렇기에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 노래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할 때는 아무래도 그 감동이 적겠지요.
어쨌거나 여러 가지 생각이 들면서,
이 낯선 사람들이 우리 노래를 연주한다는 것 그것 하나 만으로도 감동을 받기엔 너끈했답니다.
비싼 티켓 값이 조금도 아깝지 않을 만큼 멋진 공연을 보고 왔답니다.
공연이 끝난 뒤엔,
우리 밴드의 보컬 사모님이 꾸린다는 맥주집에서 뒤풀이를 하며 재미난 시간을 보내고 왔지요.
멋진 연주로 귀를 즐겁게 하고,
또 좋은 사람들과 정겨운 얘기를 나누며 배를 채우고 왔지요.
아, 맞네요. 마지막엔 노래방에도 가서 저마다 몇 곡씩 노래도 부르고 왔답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