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앞서 구미시 산동면에 자전거를 타고 다녀왔어요.
옥계를 지나 산동면 신당리에 들어섰을때,
왠지 너무나 썰렁한 기운이 감도네요.
이곳은 잘 아는 대로 구미 국가산업단지 제4공단이 들어선 자리랍니다.
몇 해 앞서 4공단 지역이 발표가 되자,
이곳 신당리 마을 곳곳에 반대한다는 글귀를 써놓은 걸 봤지요.
이 마을에 오랫동안 터를 잡고 살던 이들이 고향을 떠나게 생겼으니 그도 그럴 법도 하지요.
보상 규정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주민들과 마찰도 있는 듯했고
아무튼 그때부터 마을 곳곳에 온통 빨간 글씨로 투쟁하는 글귀를 많이 써놨더군요.
그 뒤 두어 해만에 다시 찾아간 날엔 이 마을이 을씨년스러울 만큼 매우 썰렁했어요.
자세히 보니, 집집이 텅텅 비어있었어요.
그 가운데엔 지은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보이는 멀쩡한 집들도 많았지요.
"아이고 아까워라!"
아마도 보상이 다 끝난 듯 보이네요.
더러 몇 집은 아직 사람이 살고있는 듯 보였는데,
그 큰 마을이 거의 다 비어있습니다.
갖가지 쓰레기도 버려져있고 아무튼 황량하고 쓸쓸한 풍경이었답니다.
이 농장도 텅텅 비었습니다. 축사에 소 한 마리 봬지 않네요.
너른 들판, 다른 때 같았으면 지금쯤 나락이 샛노랗게 익어가고 있었을 텐데...
집 앞에도 잡풀이 우거졌어요.
애고 이건 누가 또 그랬을까?
자전거를 타고 가다 보면, 이런 걸 자주 봅니다.
새로 난 길에 만든 맨홀 뚜껑들이 없어진 걸 말이지요.
이곳에도 그랬답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라서 훔쳐가기도 쉽다고 생각했을까?
누군가 나쁜 사람들이 모조리 훔쳐갔어요.
마을 안에도 조용합니다. 덩그러니 집만 남았어요.
어라? 그런데 이 팻말은 뭔가요?
문화재시굴조사를 한다고 써놨는데...
아니, 그럼 이곳에 문화재라도 묻힌 건가요?
만약에 그렇다면, 잘 조사해서 발굴해야겠지요
4단지 공사한다고 아무렇게나 파헤치면 안 될텐데...
아무튼 지켜볼 일입니다.
신당리 마을 끄트머리에서 왼쪽 길은 국가산업단지 제4단지로, 오른쪽은 옥계로 가는 길이랍니다.
이 길을 지나갈 때, 다른 때보다 남달리 차가 많이 지나다니던데...
4단지 안쪽으로 새 길을 놓았는데 똑바로 이어놓지를 않아서 그런 거였더군요.
이왕이면 어차피 길을 놓을 때 쭉 이어서 뚫어놓을 것이지 이 앞까지 와서는 다시 옛길로 나올 수 밖에 없게 했더군요.
또 얼마쯤 뒤면 이 마을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있을지 몹시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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